물의 기운이 가득 차 있는 검은 눈동자1 물이 많은 사주 : 젖은 검은 눈동자 눈을 감았다 떴다. 다시 감았다. 다시 또 떴다. 자리에서 일어나 닫힌 창문을 열었다. 비가 창문을 때리고 있었다. 하늘에서 물을 창문에다 퍼붇는 듯 보였다. 창문은 흠뻑 젖어 있었다. 잠깐 사이에 소나기가 내렸나보다. 머리가 몽롱하다. 밤새 잠을 못 자서 그런지 기력이 없다. 겨우 힘을 내어 방문을 천천히 열었다. 눈을 감았다 떴다. 거실에 꽃들이 가득 피어 있었다. 꽃들이 사진 액자를 부드럽게 감싸고 있었다. 일년 전 가을밤을 담은 사진이었다. 비에 씻긴 청명한 가을밤이 너무 고요하고 맑아서 사진을 찍었던 걸로 기억한다. 활짝 피어난 꽃들과 가을밤이 묘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눈을 감았다 다시 떴다. 주제도, 메뉴도 없다. 흘러온 대로 흘러간다. 하늘이 울리는 소리가 들렸다. 천둥이 치더니 이내 .. 2022. 6. 27. 이전 1 다음